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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대지 않고 '생각'만으로 17kg 감량?…최면으로 위 잘라내는 시대 열리나

이 혁신적인 연구에는 총 41명의 참가자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과거 비만 수술 경험이 있는 그룹(19명)과 수술 경험이 없는 그룹(22명)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놀랍게도 두 그룹 모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과거 수술 경험이 있는 그룹의 66%와 수술 경험이 없는 그룹의 55%가 초과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제 수술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참가자들은 수술 전날 금식을 하고, 당일에는 수술복을 착용했으며, 심전도와 혈압을 측정하는 모니터, 심지어 바늘 없는 정맥 주사까지 연결하여 수술실의 긴장감과 현장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외과 의사 복장을 한 미즈라히 박사는 약 50분간 최면 상태의 환자에게 위의 크기를 줄이는 수술 과정을 단계별로 생생하게 설명하며 뇌가 수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69세 여성 로즈(가명)의 사례는 최면 수술의 극적인 효과를 명확히 보여준다. 과거 실제 비만 수술로 60kg을 감량했지만 요요 현상을 겪고, 체중 감량 주사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고통받았던 그녀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이 연구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최면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수술실의 소리, 냄새, 차가운 공기까지 모든 것이 실제 수술과 똑같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마법과도 같았다. 수술 후 3개월 만에 17kg을 감량한 것은 물론, 평생 그녀를 괴롭혔던 식욕 통제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것이다. 로즈는 "이제는 카페에서 빵의 유혹을 느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건네줄 수 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즈라히 박사는 "뇌가 신체가 수술을 받고 있다고 믿는 시나리오를 구성함으로써, 포만감, 자제력, 자신감, 변화에 대한 동기 부여 등 실제 수술과 동일한 긍정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면 수술은 신체적 절개 없이 심리적 개입만으로 비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미즈라히 박사 스스로도 최면을 이용한 체중 감량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분야라고 인정하며, 이번 연구가 실질적인 임상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구의 최종 결과는 1년 후에 발표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에 거대한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