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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슈가 이름 건 50억 센터, 자폐 아동 치료 판도 바꾼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1층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윤동섭 연세대 총장,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 강훈철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원장, 안석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센터의 출발을 축하했다. 센터장으로는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가 임명되어 전문적인 운영을 이끌게 된다.
새롭게 조성된 센터는 아동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치료실과 음악 및 사회성 집단 치료실을 갖췄다. 특히 보호자들이 편안하게 대기할 수 있는 공간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미술작가 이규재 씨의 작품이 전시되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다. 세브란스병원은 향후 운영 프로그램의 전문화와 치료 수요 증가에 발맞춰 시설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센터 설립의 배경에는 슈가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슈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천근아 교수와 함께 자폐 아동들을 직접 만나 기타 연주 등 음악 봉사를 이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천 교수와 함께 'MIND'라는 혁신적인 사회성 집단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MIND' 프로그램은 음악(Music)을 통한 상호작용과 감각적 경험 증진, 사회적 관계 형성 및 소통 기회(Interaction) 제공, 공동체를 통한 자연스러운 관계 맺기(Network) 학습, 개별적인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어울리는 사회(Diversity) 학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세계 대학병원 최초로 도입된 예술 융합형 치료이자 자립 시스템으로, 언어 반응이 낮거나 인지능력이 부족한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아동들은 원하는 악기를 선택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합주를 통해 차례를 기다리는 등 중요한 사회적 경험을 쌓게 된다.
치료는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비롯해 음악치료사, 언어치료사, 행동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전문팀이 협력하여 진행된다. 실제로 슈가가 봉사 활동을 하던 당시, 언어치료만 받던 아동이 스스로 악기를 선택해 연주에 참여하는 놀라운 변화를 보였으며, 표현력이 거의 없던 아동도 합주 과정에서 풍부한 표정과 반응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치료 효과가 확인되었다.
연말에는 프로그램 참여 아동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다. 오는 11월에는 1박 2일간 밴드 연습과 부모 교육, 가족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캠프 온 더 스펙트럼'이 열리며, 12월에는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아동들의 성과를 선보이는 공개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천근아 교수는 "민윤기치료센터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치료 효과와 사회성을 함께 높이는 공간"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장애 아동의 자립을 돕고 나아가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가의 진심 어린 기부와 참여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