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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어도 소용없었다"…6년간 9만 명 분석 끝에 밝혀진 비타민C의 민낯'기분 회복 영양제'로 불리며 우울감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비타민C가 실제로는 정신건강 개선에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비타민C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뇌 기능과 감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우울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비타민C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왔다. 하지만 국내 성인 9만여 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이번 연구는 이러한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비타민C 섭취량과 우울 증상 발생 위험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정신건강을 위해 비타민C를 맹신하고 과도하게 섭취하는 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로 주목된다.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의 박성근, 정주영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한국 성인 중, 연구 시작 시점에 우울 증상이 없었던 9만 111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식품 섭취 빈도 조사를 통해 각 개인의 식사를 통한 비타민C 섭취량을 정밀하게 산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섭취량이 가장 적은 그룹부터 가장 많은 그룹까지 총 4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평균 5.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하며, 국제적으로 공인된 우울증 평가 도구인 '우울증 척도(CES-D)'를 사용하여 새로운 우울 증상의 발생 여부를 면밀히 측정하는 방식으로 연구의 신뢰도를 높였다.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비타민C를 가장 적게 섭취하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그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섭취한 다른 세 그룹(적당히 섭취, 중간 이상 섭취, 가장 많이 섭취) 모두에서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아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식사를 통해 비타민C를 얼마나 많이 섭취하는지와 미래에 우울 증상이 생길 위험 사이에는 어떠한 인과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더 나아가, 식사 외에 영양제 형태로 비타민C를 따로 챙겨 먹는 사람들 역시,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아 보충제를 통한 섭취 역시 직접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성근 교수는 "이번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비타민C 섭취량과 우울 증상 발생 위험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하며, "비타민C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정신 건강 개선만을 목적으로 한 과도한 복용이나 권고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장기적인 비타민C 섭취 효과나 다른 정신건강 지표에 미치는 영향까지는 다루지 못했다는 한계를 인정하며,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신경정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Neuropsychobiology' 최신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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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는 셈 치고 '이 채소' 드세요…혈당 스파이크 막는 가장 쉬운 방법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있어 '음식 선택'의 중요성이 연일 강조되는 가운데, 특정 채소 섭취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눈에 띄게 낮춘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뇨 관리에는 혈당 지수가 낮고 영양이 풍부한 통곡물, 달걀, 콩류, 특정 과일 등이 권장되지만, 이번 연구는 그중에서도 시금치, 배추, 브로콜리와 같은 녹색 잎채소의 독보적인 효과에 주목했다. 영국 라이세스터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매일 녹색 잎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최대 14%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 예방을 위한 식단 구성에 새로운 핵심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연구의 신뢰성은 그 규모에서 나온다. 연구팀은 채소 섭취와 당뇨병의 연관성을 다룬 총 6개의 기존 연구를 종합적으로 재분석하는 메타분석 방식을 택했으며, 분석 대상에 포함된 인원만 무려 22만 명에 달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녹색 잎채소 섭취량을 단 1.5인분(약 100g 내외)만 늘려도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14%나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사과나 베리류 등 당뇨에 좋다고 알려진 과일 섭취량을 늘렸을 때는 이러한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연구팀은 항산화제 같은 영양 보충제 형태보다는 음식을 통해 직접 섭취해야만 온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자연 그대로의 식품 섭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녹색 잎채소가 이처럼 강력한 당뇨 예방 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그 안에 함유된 다채로운 영양 성분 덕분이다. 엽록소로도 불리는 클로로필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막고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풍부한 질산염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고 전반적인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식이섬유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음식물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식사 후 탄수화물이 혈당으로 흡수되는 속도를 현저히 늦춰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이 외에도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한다.그렇다면 당뇨 환자나 고위험군은 녹색 잎채소를 어떻게,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녹색 잎채소가 칼로리와 탄수화물 함량은 매우 낮은 반면, 혈당 조절에 필수적인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당뇨 환자에게 매우 이상적인 식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녹색 채소는 혈당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약과 같은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며 체중 관리를 용이하게 해 혈당 조절의 핵심적인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섭취량은 매 끼니마다 한두 줌(약 80~100g) 정도를 곁들이는 것이 권장되며, 하루 2~3회 이상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설탕이나 마요네즈가 다량 함유된 드레싱은 오히려 혈당 관리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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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꺼져라!" 李 대통령 향한 국힘의 분노…시정연설 보이콧국민의힘이 4일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 탄압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야당 탄압이자 정당 해산 전초전'으로 규정하며, 2022년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 이후 3년 만에 대통령 연설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 검은 계열의 옷을 맞춰 입고 가슴에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아 장례식 분위기를 연출했다. 로텐더홀 계단을 가득 메운 의원들 사이에서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영정 사진을 본뜬 '근조 자유민주주의' 팻말을 들었다. 다른 의원들은 '야당탄압 불법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 등의 손팻말을 들고 강경한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오전 9시 39분경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범죄자가 왔다!", "꺼져라!" 등의 고성을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대통령을 마중 나온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정신 차려라!", "입법부 수장이 쪽팔리지도 않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 등에게 짧게 목례한 뒤 별다른 발언 없이 본회의장으로 향했다.장동혁 대표는 앞선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이제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수위 높은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과거 보좌관 문자메시지에서 사용된 '전쟁' 표현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일당독재로 나아가겠다는 무도한 이재명 정권에 맞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가세했다. 지도부는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된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회와 연설 후 간담회 모두 불참하며 보이콧을 관철했다.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시작되자 본회의장에는 국민의힘 의원석이 텅 비는 전례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며 빈 의석을 바라보고 "좀 허전하군요"라고 짧게 언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입장하자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냈으며, 연설 중 총 33번의 박수를 치고 연설이 끝난 후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20여 차례 연호하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이번 사태는 여야 간의 극한 대립이 예산안 처리와 향후 정국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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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한복판에 웬 벼와 기왓장?…알고보니 '이것'의 충격적 재탄생쓸모를 다해 잊혀 가던 깨진 유물 조각들이 현대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다시 태어났다. 서울 덕수궁에서 개막한 '땅의 조각, 피어나다' 전시는 국가 소장품으로 지정되지 못한 채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비귀속 유물들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비귀속 유물은 보존 상태나 규모 등의 행정적 이유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당대의 생활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귀중한 사료다. 국가유산청은 '옛것에 현재를 담는다'는 의미의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 '예담고' 사업의 일환으로, 이 유물들이 지닌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쓸모를 찾아주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이번 전시는 발굴된 유물이 단순히 보존과 관람의 대상을 넘어, 현대적인 해석과 창작을 통해 오늘날의 문화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장이다. 신라 금관처럼 보자마자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유물과 달리, 깨지고 마모된 토기 조각이나 기왓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대중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 하지만 이 '쓸모를 다한' 유물들은 8인의 현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작가들은 각자의 재료와 기술로 유물에 담긴 시간의 흔적을 해석하고, 이를 통해 유물이 과거의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조선 왕궁의 품격과 근대의 시간이 공존하는 덕수궁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전시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함녕전 행각을 따라 늘어선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만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보유자 최성우 작가는 거울 위에 깨진 유물과 연꽃을 함께 배치한 '발굴의 순간'을 통해 땅속에서 유물이 발굴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표현했다. 또한 섬유공예가 김은하는 연꽃 형상의 공예품으로, 3D 프린팅 공예가 서은하는 친환경 소재 화병과 토기를 결합하여 전통과 현대 기술의 연결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유물의 결손된 부분을 자신만의 언어로 채워 넣었다.전시의 백미는 덕홍전 내부에 자리한 미디어아트와 식물 조형 작품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이다. 국가대표 화예가 레오킴과 사진예술가 김유정은 추수가 끝난 뒤 다시 싹을 틔운 벼와 수십 점의 기와, 그리고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거울 위에 함께 배치하여 '끝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순환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곧 낡고 쓸모없어진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전시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유물을 직접 만져보고 석고 조각에 색을 입혀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하여, 박제된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으로서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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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 입맛 홀린 K-디저트…'달빛 케이크'와 '보리 커피' 뭐길래?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가 세계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미식 외교'의 중심에 섰다. 각국 대표단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소노캄 경주의 점심만큼은 놓칠 수 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호텔이 선보인 특별한 식음 메뉴가 연일 화제가 됐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나다 카니 총리가 연신 극찬을 쏟아내면서 소노캄 경주는 APEC 기간 최고의 '맛집'으로 떠올랐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경주의 문화와 한국적 환대의 가치를 담아낸 메뉴들이 세계 정상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성공적인 정상회의의 숨은 주역이 되었다는 평가다.가장 먼저 찬사를 보낸 이는 캐나다의 카니 총리다. 그는 정상회담 후 오찬에서 '월지의 약속'이라는 이름의 식전 건배 음료를 시작으로 전통 해산물 냉채, 오색전,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한우 안심 스테이크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맛보았다. 특히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경주 찰보리 가배'에 깊은 인상을 받으며 "경주에서의 식사 중 최고였다"는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디저트로 제공된 '월명 케이크'에 마음을 빼앗겼다. 신라의 고도 경주의 달빛을 형상화한 이 케이크는 부드러운 크림과 새콤한 라즈베리 필링의 조화가 일품으로, 둥근 달 모양의 고아한 자태가 특징이다.시진핑 주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차(茶)였다. 한중 정상 만찬에 제공된 '사색의 시간차'와 '경주의 시간차'는 소노캄 경주가 자랑하는 대표 상품이다. '사색의 시간차'는 '화양연화'와 '청풍명월'이라는 두 가지 테마의 블렌딩 티로 구성된다. '화양연화'는 벚꽃 흩날리는 보문호의 봄을 모티브로 유기농 녹차에 장미잎, 마리골드 등을 섬세하게 배합했으며, '청풍명월'은 맑은 바람과 달빛 아래의 사색을 표현한 차로 은은한 꽃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 차는 모든 객실에 어메니티로 제공될 만큼 호텔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경주의 시간차'는 '경주 찰보리 가배'와 전통 강정을 함께 묶어 한국적 미감을 극대화했다. 경주산 찰보리와 흑다향 보리를 베이스로 치커리, 둥굴레 등을 블렌딩한 '보리가배'는 카페인이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깊고 구수한 풍미가 특징이다. 여기에 감태, 견과, 유자, 계피 네 가지 맛으로 구성된 현미 강정을 곁들여 자연의 맛을 오롯이 전했다. 소노캄 경주 측은 단순한 선물을 넘어 경주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여운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경주의 문화적 감수성과 한국적 환대의 의미를 담아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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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몸값 깎는 승부수 던졌던 감독, 이제 ‘사상 첫 30억’ 부른다3년의 계약 기간 동안 두 번이나 LG 트윈스를 KBO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염경엽 감독이 프로야구 감독 역대 최고액 재계약이라는 대기록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23년 LG 지휘봉을 잡으며 3년간 총액 21억 원의 조건에 계약한 염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부임 첫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고, 올 시즌 다시 한번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반열에 올랐다. LG와의 동행 연장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이제 시선은 그의 새로운 몸값으로 향하고 있다.현재 KBO리그 감독 최고 몸값 기록은 KIA 이범호 감독이 보유한 3년 총액 26억 원이지만, 여기에는 6억 원의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순수 보장액만 놓고 보면 KT 이강철, 롯데 김태형 감독의 3년 24억 원이 최고 수준이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대우를 받았던 인물은 2020년 두산과 3년간 28억 원에 계약했던 김태형 감독으로, 염경엽 감독의 재계약 기준점은 사실상 이 28억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액 경신 여부가 될 전망이다. 두 번의 우승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손에 쥔 만큼, 사상 첫 30억 원 돌파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염경엽 감독의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넥센(현 키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해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지만 자진 사퇴했고, SK(현 SSG)에서는 단장에서 감독으로 복귀하며 25억 원의 높은 몸값을 받았으나 성적에 대한 압박감과 건강 문제로 다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랬던 그가 LG로 오면서는 오히려 자신의 몸값을 21억 원으로 낮추고 3억 원의 옵션까지 받아들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두 번의 우승이라는 최고의 결실로 돌아왔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며 연봉 대폭 인상의 확실한 명분을 쌓아 올렸다.만약 염경엽 감독이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이는 LG 구단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된다. LG는 1998년 천보성 감독 이후 26년 동안 단 한 명의 감독과도 재계약을 맺지 못하는 '감독 잔혹사'를 이어왔다. 2000년대 들어서만 김성근, 김재박, 류중일 등 10명의 사령탑이 거쳐 갔지만, 모두 계약 만료나 경질로 팀을 떠났다. 과거 재계약에 성공했던 이광환, 천보성 감독마저 재계약 이듬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던 아픈 역사가 있다. 염경엽 감독이 이 오랜 징크스를 깨고 LG와의 성공적인 동행을 이어가는 첫 번째 감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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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업익 31% '급감'했는데…되레 뉴욕으로 달려간 롯데의 배짱롯데웰푸드가 겉보기엔 부진해 보이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결기준 매출은 1조 15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영업이익은 693억 원으로 8.9%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번 영업이익 감소는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한 실질적인 사업 성과는 오히려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시적인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내실을 다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숫자일 뿐, 사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매출 성장을 이끈 것은 국내외 시장에서의 고른 선전이었다. 국내에서는 건과 및 빙과 부문의 판매가 회복세를 보였고, 유지 판매와 베이커리 제품의 인기가 더해지며 전년 대비 6.2% 증가한 934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대표 수출 품목인 빼빼로와 캔햄 등이 인기를 끌며 수출 매출만 16.4% 급증했고, 전체 해외 사업 매출 역시 12.2% 늘어난 2335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늘어난 매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발목을 잡혔다. 국내에서는 앞서 언급한 희망퇴직 비용이, 해외에서는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광고선전비와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각각 3.8%, 30.9%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수익성 악화라는 숙제를 안았지만, 롯데웰푸드는 연중 최대 대목인 '빼빼로데이'를 발판 삼아 4분기 대반격을 노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베트남 하노이 등 핵심 거점 도시에서 대대적인 통합 마케팅을 전개하며 'K-과자'의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이라이트는 빼빼로데이 당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서 열리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빼빼로를 맛보고 즐기는 체험의 장을 마련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도 눈에 띈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키즈를 비롯해 '캐치! 티니핑', '이세계아이돌' 등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IP(지식재산권)와 협업한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며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3분기의 일회성 비용 부담을 모두 털어낸 만큼, 이번 빼빼로데이의 성공적인 흥행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는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시적 후퇴를 딛고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롯데웰푸드의 'V자 반등'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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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고 싶다면…운동은 '바로' 하지 말고 '이때' 하세요밤새워 벼락치기 공부를 했지만, 정작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리는 허무한 경험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달달 외웠던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값비싼 영양제나 특별한 암기법이 아닌, 우리 몸의 생물학적 원리를 활용한 과학적인 해답이 있다. 핵심은 바로 공부를 마친 뒤 적절한 시간 간격을 두고 몸을 움직이는, 아주 간단한 습관에 달려있다.최근 국제 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에 발표된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연구진의 논문은 운동과 기억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72명의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그룹은 학습 과제를 마친 직후에 운동을 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은 4시간의 휴식을 취한 뒤 운동을 했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휴식만 취했다. 이틀 뒤, 이들의 기억력을 테스트한 결과는 놀라웠다. 공부하고 4시간 뒤에 운동을 했던 두 번째 그룹이 다른 두 그룹에 비해 학습 내용을 훨씬 더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억해내는, 월등한 성과를 보인 것이다. 뇌 스캔 분석 결과에서도 이들의 뇌 기억 중추인 해마에서 기억 패턴이 훨씬 더 강하게 재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반면, 공부 직후 운동한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이러한 현상은 뇌가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면, 뇌는 '초기 기억 흔적'이라는 매우 불안정하고 일시적인 상태의 신경망을 형성한다. 이 기억 흔적은 쉽게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뇌는 이후 몇 시간 동안 이 연결을 강화하고 안정화시키는 '기억 공고화(consolidation)' 과정을 거친다. 연구에 따르면, 학습 직후는 뇌가 바로 이 공고화 작업에 집중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이때 운동과 같은 외부 자극이 가해지면 뇌의 자원이 분산되어 오히려 기억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 하지만 4시간 정도가 지나 뇌가 어느 정도 기초를 다진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운동이 강력한 '증폭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걷기, 달리기, 춤과 같은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 단백질은 새로운 뉴런의 성장을 돕고, 뉴런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며, 시냅스 결합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기억을 장기적으로 보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뇌가 정보를 스스로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준 뒤에 운동을 통해 BDNF를 비롯한 신경화학물질과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해주면, 이미 조직화된 기억에 더욱 강력한 기반을 제공하여 훨씬 더 오래, 그리고 선명하게 정보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학습을 원한다면 '선(先)휴식, 후(後)운동'의 원칙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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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만 거듭하더니…돼지 신장 이식, 드디어 ‘진짜 시험’ 시작됐다유전자를 편집한 돼지의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해 생명을 연장하는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 바이오기업 유나이티드 세라퓨틱스가 신장 기능이 극도로 저하된 말기 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첫 이종이식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첫 수술은 뉴욕대 랭곤 헬스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이는 인류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단순히 실험적인 시도를 넘어, 실제 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하는 엄격한 연구라는 점에서 과거의 사례들과는 무게감이 다르다.이번 임상시험의 핵심은 10개의 유전자가 정교하게 편집된 돼지의 신장, '유키드니(UKidney)'다. 연구진은 이식 후 인체의 면역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돼지의 게놈에 6개의 인간 유전자를 삽입했다. 동시에, 거부반응을 유발하거나 이식된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4개의 돼지 유전자를 비활성화하는 고도의 유전공학 기술을 적용했다. 수술을 이끈 로버트 몽고메리 교수는 초기에는 6명의 환자로 시작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면, 다른 병원들도 참여시켜 최대 50명까지 시험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소규모의 탐색적 연구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로 나아감을 시사한다.사실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의 사례들은 다른 치료법이 없는 응급 환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동정적 사용' 제도에 따른 실험적 치료에 불과했다. 정식 허가 절차를 위한 체계적인 임상시험이 아니었던 만큼, 그 결과 역시 한계가 명확했다. 지금까지 동정적 사용 허가로 이뤄진 돼지 심장 이식 2건과 신장 이식 2건은 모두 단기간에 실패로 돌아가며 이종이식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이는 당시의 기술로는 인체의 복잡하고 강력한 면역 거부반응을 제어하기 어려웠음을 보여준다.과거 사례 중 가장 희망적인 결과를 보였던 것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의 경우로, 이식된 돼지 신장이 271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 동안 기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 환자 역시 결국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이식받은 장기를 제거하고 다시 투석 치료를 받게 되면서, 이종이식의 근본적인 난제는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유사한 수술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제너시스'와 같은 다른 바이오 기업도 수개월 내 임상시험을 예고하는 등 전 세계적인 연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시작된 이번 정식 임상시험이 과연 인류의 오랜 숙원인 장기 이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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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기와, 흙덩이가 예술로? 버려질 뻔한 유물의 눈부신 인생 역전땅속에 잠들어 있던 이름 없는 유물이 현대 예술가의 손길을 거쳐 지금, 여기의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국가의 품에 온전히 안기지 못했던 ‘비귀속 유물’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 ‘땅의 조각, 피어나다’가 서울의 심장, 덕수궁에서 그 막을 올린다. 국가유산청과 한국문화유산협회가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는 4일부터 16일까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덕수궁을 무대로 펼쳐진다. ‘비귀속 유물’이란 발굴되었으나 보존 상태나 규모 등의 행정적 이유로 아쉽게 국가 소장품으로 등록되지 못한 유물을 뜻한다. 하지만 국보나 보물이 아니라고 해서 그 가치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땅의 생활 문화와 시대적 맥락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소중한 사료인 이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활용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 바로 ‘옛 것에 현재를 담는다’는 의미의 ‘예담고’이며, 이번 전시는 그 의미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프로젝트다.이번 전시는 발굴되어 보존되던 유물이 예술가의 해석과 창작을 통해 대중과 공유되는, 유물의 새로운 ‘생애 주기’를 제시한다. 더 이상 과거의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살아 숨 쉬는 ‘문화’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다. 전통공예와 현대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8인의 작가가 예담고에 보관된 석기, 토기, 청자, 기와 등 잠들어 있던 유물에 각자의 상상력과 기술로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조선 왕궁의 품격과 근대의 시간성이 공존하는 덕수궁이라는 공간 자체가 전시에 깊은 상징성을 더한다. 과거의 조각들이 현재의 예술과 만나는 이번 전시는 덕수궁의 고즈넉한 풍경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하는 특별한 미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땅의 조각을 피워냈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보유자 최성우는 토기가 흙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발굴의 경이로운 순간을 비단 꽃으로 피워내 찬란한 문화를 형상화했다. 화예가 레오킴과 사진예술가 김유정은 평범한 기와 조각을 소재로 미디어아트와 식물 조형작품을 선보이며 과거의 유물이 현재의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김호준과 최지은 작가는 깨지고 결손된 유물의 상처를 석고로 복원한 뒤 그 위에 전통회화 작업을 더해 상실과 복원,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시도했다. 또한, 3D 프린팅 공예가 서은하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현대적인 화병에 예담고의 토기를 결합해 전통과 미래 기술의 조화를 꾀했으며, 유리공예가 이규비는 투박한 석기에서 영감을 받아 빛과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씨앗의 강인한 생명력을 영롱한 유리공예로 표현했다.관람객들이 직접 유물과 교감할 수 있는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오는 7일 오후 2시 덕수궁 덕홍전에서는 레오킴 작가가 직접 작품의 창작 과정을 공유하고 시연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또한, 함녕전 화랑에는 관람객이 유물을 직접 만져보고 그 질감을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 공간이 조성되며, 14일에는 석고 조각에 색을 입혀보는 전통회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예담고’가 단순한 유물 보관 창고를 넘어, 잊혀 가는 우리 문화유산과 국민이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가을, 덕수궁에서 잠들어 있던 땅의 조각들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예술의 향연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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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놓치면 100% 후회, 30주년 맞아 작정하고 다 퍼주는 김해 도자기 축제가을의 정취가 깊어가는 11월, 30년이라는 뜻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경남 김해의 대표 문화유산인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는 ‘분청의 시간, 세종을 만나다’라는 특별한 부제 아래, 4일부터 9일까지 김해분청도자박물관 일원을 무대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난다. 김해시는 축제 30주년을 기념하여 방문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기존의 축제 공간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전역까지 과감하게 확장하여 탁 트인 개방감을 확보했으며, 방문객들의 가장 큰 불편 사항이었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임시 주차장을 마련하고 행사장 곳곳을 편안하게 오갈 수 있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관람객의 동선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세심한 개선이 돋보인다.이번 축제는 30년의 역사를 발판 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축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특히 아날로그적 감성의 도자 예술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시도가 눈에 띈다. 인기 체험 부스의 고질적인 대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한 스마트 대기 시스템을 도입하여 관람객들이 불필요하게 줄을 서서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다른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토더기 스탬프 투어’는 축제장 곳곳에 숨겨진 미션을 수행하며 디지털 게임처럼 즐기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의 서막은 도예인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행진하는 ‘사기장 퍼레이드’가 장식했으며, 축제 30주년의 역사를 담은 기념 영상 상영과 트로트 가수 방수정의 흥겨운 축하 공연이 이어져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축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전시 프로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로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번 축제의 부제와 맞닿아 있는 ‘세종대왕자 태항아리’ 특별전은 좀처럼 보기 힘든 귀한 유물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와 더불어, 국내 최고 권위의 도예 공모전인 제16회 대한민국분청도자대전과 제17회 경남찻사발공모전의 수상작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도예 예술의 정수를 아낌없이 선보인다. 교류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해뿐만 아니라 진주, 이천 등 유네스코 공예창의도시들의 특색있는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었으며, 세계적인 명성의 월드바리스타챔피언 로스터리 브랜드인 ‘모모스커피’, ‘에어리커피’가 김해 청년 도예작가들과 손잡고 특별한 협업 매장을 운영, 수준 높은 커피 시음회까지 열어 도자와 커피의 이색적인 만남을 주선한다.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축제를 넘어, 오감으로 즐기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은 김해분청도자기축제만의 자랑이다. 뜨거운 전통가마에 직접 ‘소떡소떡’을 구워 먹는 이색적인 미식 체험부터, 온 가족이 함께 흙을 만지며 세상에 하나뿐인 도자기를 빚어보는 ‘가족도자기 만들기 대회’, 흙을 가장 높이 쌓아 올리는 팀이 승리하는 ‘가족 흙높이쌓기 대회’ 등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재미를 더한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이 밖에도 도자 파편으로 꾸며진 길을 걸으며 명상하는 ‘도자기 발걸음 산책과 사운드 테라피’, 도공의 옷을 입고 물레를 돌리며 잠시나마 김해의 도공이 되어보는 ‘나도 김해 도공’ 등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과 힐링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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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남 불발되자마자…미국, 김정은 돈줄 정조준 ‘선박 7척’ 공개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역할을 한 선박들에 대한 제재의 칼을 빼 들었다.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을 중국으로 밀수출하는 데 관여한 제3국 선박 7척을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북한 관련 유엔 제재 추진으로, 북한의 가장 수익성 높은 수출품인 광물 거래를 차단하여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흘러 들어가는 돈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무부는 이들 선박이 북한의 불법적인 야망을 실현시키는 수단이라고 규정하며, 제재 위반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던졌다.미 국무부가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자료와 위성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밝혀낸 밀수 방식은 매우 치밀하고 교묘했다. 대표적으로 시에라리온 국적의 '플라이프리(Flyfree)'호는 지난 5월, 북한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들로부터 석탄을 넘겨받는 '해상 환적' 수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화물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부유식 크레인'을 동원하고, 위치 정보를 조작하는 '지오스푸핑(geo-spoofing)' 기술까지 사용하며 항적을 감췄다. 이후 중국 웨이팡항에 석탄을 하역한 사실은 화물 적재량에 따라 선체가 물에 잠기는 깊이가 달라지는 '흘수' 변화를 추적해 확인했다. 이 밖에도 '카지오(Casio)'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중국 베이양항으로 광물을 운송한 사실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으며, '마스(Mars)', '카르티에(Cartier)', '소피아(Sofia)', '알마니(Armani)', '이리 1(YiLi 1)' 등 5척의 선박 역시 제재 지정 요청 대상에 포함되었다.이번 제재안이 실제로 발효되기까지는 외교적 관문이 남아있다. 제재안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서 회람된 후, 5일 동안 어떤 회원국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반대 의사를 표하거나 최대 9개월간 결정을 보류하는 '보류(hold)' 조치를 할 경우 제재는 무산될 수 있다. 최근 북한과 급격히 밀착하고 있는 두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 역시 제재를 만든 당사자로서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명백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이번 공개적인 제재 추진이 이들의 불법 활동을 숨기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압박했다.공교롭게도 이번 제재 추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불발된 직후에 발표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무부는 이번 조치가 몇 달간 준비된 것으로 특정 시점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비핵화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을 향해 유화책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북중 교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다목적 카드의 성격도 띤다. 결국 이번 조치는 제재안의 통과 여부를 떠나, 북한의 불법 행위와 이를 묵인하는 듯한 중국, 러시아의 행태를 국제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그 자체로 상당한 압박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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